1443년 세종 대왕님께서 한글을 창제하시고 이듬해 1444년 최만리를 비롯한 6명의 집현전 학사가 한글 반포를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어요. 그러나 한글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이겨내고 2년 뒤 세종 대왕님께서 또 한번 큰 일을 내십니다. 무슨 일일까요?
세계 유일! 최초! 인류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
문자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반포하다
고마워U님, 광화문에 있는 세종 대왕님의 동상을 본적 있으신가요? 세종 대왕님의 왼손에 들려있는 책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훈민정음 해례본'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어떤 책인가요?
1997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새로운 문자 훈민정음의 창제 이유와 글자를 만든 원리가 설명되어 있는 일종의 문자 해설서에요. 세종 대왕님이 나라를 다스린지 28년이 되던 해인 1446년 만들어져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494년이 지난 1940년 안동에서 발견이 되었어요. 33장으로 이루어진 한 권의 책으로 세종 대왕님과 집현전 학사인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 최항, 박팽년, 강희안, 이개, 이선로 8명의 학사가 같이 썼다고 해요. 이렇게 자국의 문자에 대한 해설서를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어떤 내용이 있나요?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자로 된 책이지만 한글을 만든 목적과 창제의 원리, 역사적 의미를 비롯해 한글의 다양한 예들이 담겨있어요.
이 책은 세종 대왕님이 직접 쓴 '정음' 부분과 집현전 학사들이 풀어 쓴 '정음 해례'부분으로 나뉘어요. '정음'은 '세종 서문'과 훈민정음 28자를 예를 들어 설명한 '예의'로 이루어져있어요. '정음 해례'는 '해례'와 집현적 학사의 대표인 정인지가 쓴 '정인지 서문'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만약 '훈민정음 해례본'이 없었다면 한글 창제를 두고 다른 나라의 문자를 본떠 만들었다는 둥, 창호지를 바른 나무 문살을 보고 만들었다는 둥 온갖 잘못된 이야기가 나돌았을지 몰라요.
'한글'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쓰였을까요?
사실 세종 대왕님 때는 한글을 '훈민정음' 또는 '언문'이라고 불렀어요.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에요. 세종 대왕님은 새 글자로 백성들에게 법과 농사 지식, 유교 사상 등을 가르치고자 했어요. 그런 뜻이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에 잘 나타나 있어요.
하지만 조선 시대에는 '언문'이라는 말을 주로 썼어요. '언문'은 '백성들이 쓰는 쉬운 글자'라는 뜻으로 한글을 낮추어 부르는 말이기도 해요. 그러다가 일제 강점기가 시작된 1910년 무렵 한글 학자 주시경 선생이 '오직 하나의 큰 글'이라는 뜻을 담아 '한글'이라는 이름을 새로지어 널리 퍼뜨렸어요.
[출처: 역사를 빛낸 한글28대 사건 by 김슬옹, 김응]
👀한글 고수되기 더하기 마당
'훈민정음 생일' 한글날이 틀렸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1940년에 발견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한글날은 10월 9일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한글날을 만든 사람들은 조선어 연구회( 1931년 조선어 학회로 개칭됨)예요. 조선어 연구회는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한글 학자들이 세운 단체예요. 처음 한글날의 이름은 '가갸날'이었어요. 한글을 처음 배울 때 '가갸거겨~'라고 하는 데서 유래해 '가갸날'이라고 정했다고 해요.
제1회 '가갸날'은 1926년 음력 9월 29일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세종 28년 9월 29일자 기록에서 훈민정음이 완성되었다는 기록이 있어 음력 9월의 마지막 날인 29일을 '가갸날'로 정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양력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1931년에는 양력 10월 29일로 한글날이 변경되었고, 1934년에는 양력 9월 28일로 또 한번 날짜가 바뀌게 돼요.
그러던 중 1940년 안동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면서 한글날에 큰 변화가 생겨요. 훈민정음 해례본에 "11년(1446년) 9월 상한(상순)"에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기록에 따라 상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기념으로 정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를 양력으로 바꾸면 10월 9일이 되는데 이에 따라 오늘까지 양력 10월 9일을 한글날로 여겨 오고 있어요.
*상순상한은 그 달의 1-10일을 이야기해요.
2006년 한글날이 국경일로 정해지면서 이제까지 공휴일로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어요. 세종 대왕님부터 조선 어학회까지! 우리 말과 글을 지키려던 많은 이들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한글을 사용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마워U님, 한글 해례본 덕분에 한글날의 진짜 생일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한글의 창제 목적과 창제 원리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백성들이 생활 속에서도 글자를 읽고 쓰며 배우기를 바랐던 세종 대왕님의 어진 마음 덕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 호는 그런 세종 대왕님께 드리는 '특별편'을 준비했습니다. 기대해주세요.